- 작성일
- 2023.07.06.
- 수정일
- 2023.12.04.
- 작성자
-
김태양
- 조회수
- 3781
동문 인터뷰 – 강도형(해양학과·89)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동문 인터뷰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 해양과학 분야 전문가의 길 걸어와
- 인하대 동문의 강점은 ‘강한 책임감·리더십’
- “실패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는 후배들 되길”
- 안녕하십니까, 원장님. 우선 동문들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 해양학과 89학번 강도형입니다. 현재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인하대학교를 졸업한 뒤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해양과학 분야의 전문가의 길을 걸어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온 것 같습니다.
- 해양과학 분야 전문가의 꿈을 꾸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실까요. 해양과학 분야 전문가의 꿈을 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지금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소의 연구선인 온누리호를 타고 45일 동안 태평양 조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태평양에 나가보니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를 보면서 ‘이렇게 큰 대상을 공부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습니다. 그때 드넓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현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대한 연구의 열정이 타올랐던 것 같습니다.
- 원장님께서는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서 다양한 연구활동을 해오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성과가 있으실까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2006년 입사해서 프랑스의 전문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흑진주 조개의 번식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했습니다. 흑진주 조개의 번식량을 정확히 분석해 생산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연구여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또 해양미세조류(스피룰리나)에서 추출한 소(牛)태아혈청 대체 물질의 효능을 확인한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동물의 혈청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세포의 성장과 기능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가지고 있어 바이오·의약 산업에서 세포 배양에 사용되는데 특히 소태아혈청의 활용도가 뛰어납니다. 하지만 소태아혈청을 얻는 과정에서 환경적, 윤리적 문제가 있어 이를 대체하는 물질을 찾아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 원장님을 자랑스러워하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모교의 강점과 경쟁력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인하대학교의 강점으로는 진솔하면서 강한 책임감과 리더십을 갖춘 동문 등 구성원의 저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학교의 교육 이념인 인격도야, 진리탐구, 사회봉사의 정신은 졸업한 선배들부터 현재 재학 중인 후배들에게 계속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할 때 우리 동문은 신뢰를 많이 받고 능력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아마 머나먼 이국땅인 하와이에서 고생하신 동포들이 모은 돈으로 만들어진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 인하대학교 재학 시절의 기억에 남는 일이나 추억이 있으실까요.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학과 서클인 OSD 활동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했었습니다. 방학 때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다이빙 원정을 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극 세종기지에서 남극 생물의 번식과 전략 성장을 주제로 한 연구를 위해 3개월 동안 극지 다이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서예 동아리인 양현재 활동도 즐거운 추억 중 하나입니다. 다이빙이라는 동적인 취미를 하던 저에게 정적인 활동인 서예는 또 다른 힐링이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던 시절 저에게 정신적 안정을 가져다주면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을 앞으로 4년 동안 이끄시게 돼셨습니다. 앞으로의 원장님의 목표와 계획이 있으실까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양과학 연구기관입니다. 그렇기에 해양과학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KIOST 홀딩스’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가지고 있는 유능한 연구진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에 출발점이 KIOST 홀딩스입니다.
해양과학 연구 분야의 장학재단을 만들어서 해양·수산 연구의 인재들이 국내에 정착해 연구도 지속해나가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의 길을 걸으며 국내 최대 해양과학 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이끄시는 자리에 오른 원장님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하인들이 많은데요.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경험을 돌아보면 실패를 두려워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항상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계단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라가다 보면 한 번씩 정체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 멈춰 서는 게 아니라 자기 발전을 이루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후배들은 10년 뒤 자기가 꿈꾸는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갔으면 합니다. 자신의 미래 모습을 그려놓고 이를 따라하면 어느덧 꿈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